청년들의 생태건축 도전기



제주 중산간의 마을 가시리에서 일곱 명의 청년들이 두 달동안 집을 지었다. 

자연과 이웃과 더불어 사는 마을을 갖고 싶다는 꿈, 그런 집을 직접 지어보고 싶은 사람들이 모였다. 청년들에게는 '그런 집'을 짓는 법을 배우고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였다.





생태건축은 집을 지을 때 필요한 재료를 되도록 자연에서 가져오고, 그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무, 돌, 흙 등을 이용하고 현장의 상황에 맞게 유연성 있게 대처한다. 무조건 새로하는 것보다 이미 있는 것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주변에서 재활용할 수 있는 재료를 찾아 사용한다. 그래서 '가시리 귤집'은 귤창고의 벽체를 그대로 두고 귤밭의 돌, 나무 등을 이용해서 추가하는 방법을 취했다. 마을분들의 도움을 받아 공사장에서 남은 나무를 얻어다 사용하기도 하고 제주에서 흔한 귤박스를 인테리어에 많이 활용했다. 난방은 장작난로로 해결하고, 단열을 위해 지붕과 벽체 톱밥을 넣고 벽을 황토로 발랐다. 더불어 개인의 습관과 태도를 바꾸려는 노력도 했다. 아침 체조와 명상으로 몸과 마음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비록 두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지속된 것은 아니지만 어떤이는 개별적으로, 어떤이는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했다. 




즐겁고도 괴롭고, 고마우면서도 불편한 공동 생활 중에도 계속 고민하고 치열하게 얘기했던 것은 '그런 집'을 짓고 사는 일이었다. '그런 집'이 어떤 집인지,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개인들이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함께 할 수 있는 가능성과 조건들. 누구는 함께 공부하고 싶다고 했고, 누구는 직접 일하면서 경험을 쌓고 싶다고 했고, 누구는 직접 제 집을 짓겠다고 했다. 


그 결과 몇몇은 용기를 내어 창업을 준비한다. 생태건축에 대한 학습과 훈련을 더 하고 '그런 집'을 직접 짓는 <작은집 연구소>를 만들었다. 집은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기 위한 곳이지 사는 사람의 수준을 드러내거나 팔기위한 부동산이 아니라는 기본에서 시작한다. 당장 집이 어렵다면 화장실 등 집의 특별한 부분에서부터 생태적인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아직 <우리동네 청년건축가 프로젝트-가시리편>은 끝나지 않았다. 귤집의 게스트하우스 운영과 청년들의 다음 발걸음 얘기가 아니다. 정말로 아직 집이 지어지지 않았다. 한 명의 전문가와 일곱 명의 초보자들에게 두 달이라는 시간은 긴 시간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지붕 일부와 바닥, 벽체 마감 작업이 남았다. 청년들은 다시 제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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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닥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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